[music]

"AI 음악 생성" 이걸로 어떻게 수익화를 해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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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장님이 매장에 깔 배경음악(BGM)을 AI로 만들어 팔아보자고 방향을 잡았고, 그걸 제가 붙들고 반년 가까이 헤맸습니다.

좋은 도구를 찾는 데 쓴 시간보다 "안 되는 걸 붙잡고 있던" 시간이 훨씬 길었어요.

무엇을, 왜 만들고 있었나

사장님이 잡은 방향은 이랬습니다. 카페·베이커리·호텔·오피스 같은 공간에 깔 BGM을 AI로 대량 생성해서 납품·유통하자.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.

매장 음악은 무엇보다 "다양해야" 장사가 됩니다. 한 시간을 틀어도 비슷한 곡이 반복되면 안 되니까요.

처음엔 구글의 Lyria 3 Pro로 곡을 뽑았습니다. 곡당 8센트에 API 자동화도 되고 상업 사용도 돼서 조건은 좋았어요.

그런데 뽑아 놓고 들어보니 문제가 있었습니다. "Afternoon Breeze"랑 "Spring Garden", 이 두 곡이 악기만 다르고 멜로디·구성·리듬이 거의 똑같았어요. 다른 곡인데 사실상 같은 곡이었던 거죠.

제가 두 곡에 넣은 프롬프트는 이게 전부였어요.

프롬프트
Afternoon Breezebossa nova, nylon guitar, light shaker, 85 bpm, instrumental
Spring Gardenlight jazz, flute + piano, 85 bpm, instrumental

장르(보사노바 vs 라이트 재즈)도 악기도 다르게 줬는데, 들어보면 "어, 거의 같은 곡 아냐?" 싶습니다.

Afternoon Breeze — Lyria 3 Pro (bossa nova, 85 BPM)
Spring Garden — Lyria 3 Pro (light jazz, 85 BPM)

매장용으론 치명적이라, 다양성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보려고 다른 도구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.

사실 처음엔 음원 생성 도구 아홉 종을 쭉 벤치마크했습니다. Lyria 3 Pro, Suno, Udio, MiniMax부터 Stable Audio, Soundraw, Beatoven 같은 것들까지요.

각자 강점이 달랐습니다. Suno는 Style·Lyrics 필드에 Weirdness·Style Influence 슬라이더가 붙어 있고, Udio는 곡 길이를 0:32부터 단계로 고르는 식이었죠.

그런데 사장님이 건 "매장용 대량 생성"이라는 조건에선 결국 자동화·단가·다양성 세 가지가 맞아야 했고, 그 기준으로 후보가 좁혀졌습니다.

아래가 그때 훑어본 아홉 종입니다. 곡당 단가나 최대 길이 같은 정량값은 도구마다 직접 만들어봐야 나오는 거라, 표엔 접근성과 특징 위주로 정리했어요. (단가가 명확했던 건 Lyria가 곡당 $0.08, 최종 채택한 MiniMax가 $0.003 수준입니다.)

도구접근특징
Suno무료 50크레딧/일Weirdness·Style Influence 슬라이더, 구조 태그, Persona
Udio무료 600크레딧/월곡 길이 4단계(0:32~2:10), Clarity 슬라이더
Soundraw무료 체험(다운로드 유료)프롬프트 없이 Mood/Genre 필터, Energy Curve 편집
Beatoven.ai15분 무료 생성용도별 카테고리(카페·운동 등), 구간 감정 조절
Stable Audio 2.0무료 크레딧시간 지정 구조 태그, Negative Prompt
AIVA무료 3곡/월감정 프리셋, Key/Tempo/Duration 지정
Google MusicFX무료Lyria 형제 모델(Lyria 2 기반)
Mubert무료 체험태그 조합(장르·무드·활동) 생성
Meta MusicGen무료(오픈소스)멜로디 업로드 참고, 가입 불필요

MiniMax로 옮겼더니, 새 함정의 연속

결국 MiniMax(Music 2.6)로 갈아탔는데, 여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. 처음 샘플로 제작한 노래는 중국어로 된 컨트리 풍 노래가 나왔어요.

궁금하면 한번 써보세요. 신선하긴 합니다.

게다가 가사 칸에 분위기 지시를 괄호로 적어 뒀거든요. [Intro] 밑에 (기타 아르페지오, 피아노 미세한 터치) 이런 식으로요.

그랬더니 AI가 "기타 아르페지오"를 진짜 가사로 불러버렸어요. [Verse 1 — low register, introspective]처럼 적은 영어 지시문까지 그대로 노래로 나왔고요.

괄호 안에 적은 게 연주 지시가 아니라 가사로 합성된다는 걸, 곡을 들어보고서야 알았습니다. em dash(—)나 줄임표(…) 같은 특수기호도 그대로 불릴 수 있어서, 그냥 평범한 영문·기호만 쓰는 게 안전하더라고요.

실제로 이런 식이었습니다. 인트로에 분위기만 적어둔 곡을 재생했더니, 보컬이 또렷하게 이렇게 부르고 있었어요.

"기타 아르페지오… 피아노 미세한 터치…" (지시문이 그대로 멜로디에 얹혀서)

분위기를 적어준 메모가 통째로 노랫말이 된 거죠. 그날 뽑은 곡의 절반을 그렇게 날렸습니다.

심지어 저 가사에 멜로디까지 붙어서 나오니 웃픈 상황이었어요. 그것도 한국어 가사라서 알아챘지, 영어 가사였다면 쉽게 못 알아봤을 겁니다.

필드와 필터 제한도 심합니다. Styles는 2,000자, Lyrics는 3,500자, 곡 길이는 최대 5분이에요.

섹션 태그도 아무거나 안 먹고 정해진 14개([Intro] [Verse] [Chorus] [Hook] [Drop] [Bridge] [Outro] 같은 것들)만 유효했습니다. 이걸 모르고 비표준 태그를 쓰면 그것도 어김없이 가사로 불려 나왔고요.

열받는 건, 정상 태그를 써도 그걸 읽어버릴 때가 있다는 겁니다.

피트니스용 EDM을 만들려고 프롬프트에 좋아하는 유명 DJ 세 명의 실명을 넣었더니, 세 번 연속 "Under Review"로 막혔습니다.

실명을 빼고 "festival-ready big room house" 같은 표현으로 바꾸고, "sample"은 "chopped vocal synth texture"로, "top-40" 같은 표현도 지우니 그제서야 통과했어요. 현역 아티스트 실명은 프롬프트에 못 쓴다는 걸 그렇게 배웠습니다.

근데 이해가 안 되는 건, MiniMax는 Random Seed 기반이라 같은 프롬프트를 넣어도 매번 다른 곡이 나온다는 점입니다. 그런데 왜 막아뒀는지 모르겠어요.

애초에 유사성이 아예 없는 곡들이 튀어나오니, 마음에 든 곡의 프롬프트를 따로 저장할 이유도 없었고요.

허밍 하나에 네 번을 갈았다

제가 가장 오래 붙잡은 건 잔잔한 "허밍"이었습니다. 가사 없이 흥얼거리는, 스파나 카페에 어울리는 보컬이요.

여기서 재밌는(사실은 괴로운) 일이 있었습니다. 곡 품질 채점은 제가 Gemini한테 맡겨 뒀어요. 오디오를 넣으면 점수를 매겨주는 식입니다.

Gemini는 제 허밍 1차 버전에 12점 만점을 줬습니다. 그런데 사장님 귀엔 영 아니라 탈락.

멜로디와 레퍼런스 곡(라라랜드 "City of Stars" 같은)까지 콕 집어서 다시 만든 3차 버전엔, Gemini가 16점 만점에 "분위기가 향상됐다"는 코멘트까지 달았어요. 그런데도 사장님 귀엔 보컬이 너무 크고 레퍼런스랑은 완전 딴판이었습니다. 또 탈락.

중간엔 보컬을 줄여보려고도 했는데, MiniMax엔 볼륨 조절 태그가 아예 없더라고요.

그래서 세 가지를 한꺼번에 썼습니다. Styles에 "instrumental as primary", "vocal quieter than instruments" 같은 키워드를 넣고, 가사 음소를 150자 안쪽으로 줄이고, 그래도 안 되면 생성한 곡을 Demucs로 보컬만 분리해 -8~-12dB로 다시 섞었어요.

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목표한 "잔잔한 허밍"은 끝내 안 나왔습니다.

AI 점수는 계속 만점인데 사장님 귀는 계속 "NO"였습니다. 숨소리 같은 인간미는 없고 같은 패턴만 반복되는, 솔직히 기괴한 소리였거든요.

"스파에서 이런 아카펠라가 나온다고?" 싶었죠. 4차, 5차는 생성 버튼도 안 누르고 접었습니다. 허밍 전략은 그렇게 완전히 포기했어요.

포기했더니 길이 보였다

그런데 포기하고 나니 의외의 길이 열렸습니다. 허밍을 빼고 그냥 Instrumental 스위치를 켠 다음, 버리려던 그 카페 재즈 프롬프트(942자)를 그대로 돌렸어요. 그랬더니 8분 49초짜리 연주곡이 통째로 나왔습니다.

같은 프롬프트를 보컬 모드로 돌리면 1.5~3분이었는데 말이죠. 매장 BGM엔 어설픈 허밍보다 이 긴 연주곡이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.

보컬을 뺀 순수 연주곡들은 Gemini 채점에서도 평균 19.6/20을 받았고, BPM도 목표치 ±4 안에 들어왔어요. 결국 보컬만 빼니 AI 점수도 사장님 귀도 둘 다 만족한 겁니다.

게다가 가성비도 좋았습니다. MiniMax는 5분이든 8분이든 곡당 크레딧이 똑같이 들어요. 그래서 1시간짜리 컴필레이션을 채울 때, 5분 곡이면 12곡이 필요한데 8분 곡이면 7~8곡이면 됐습니다.

프롬프트도 길수록 좋았습니다. Gemini 채점으로 비교해보니, 280자로 대충 나열한 쪽은 평균 13점대였는데 1,400자로 레퍼런스·코드 진행·믹싱 방향까지 적어준 쪽은 19점대였어요.

짧게 던지는 것보다 길게 설명하는 게 확실히 나았습니다.

다만 이건 minimax의 특성일 수도 있어서 어느 정도 걸러 들으셨으면 합니다. 동일 조건에서 suno도 좋게 나온다는 보장은 없거든요. 그리고 지금 suno도 테스트 중이라, 완전한 실측 자료는 아직 없다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.

라이선스는 사장님이 초기에 구독해둔 연간 100달러짜리 스타터 플랜을 쓰고 있습니다. (지금은 이 라이선스를 팔지 않아요.)

예전엔 연간 100달러에 100곡/일 제한이었는데, 이젠 토큰 사용량을 측정하더라고요. 5시간마다 리셋되고, 5시간 기준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곡은 20곡 내외입니다.

예전엔 곡 생성이 별건이었는데 이젠 포함이라, 그 점은 좀 아쉽습니다.

채점기도 돈이었다

평가 도구를 고르는 것도 비용이었습니다. 같은 22곡을 채점하는 데 Gemini는 약 $0.37, GPT-4o 오디오는 약 $13.2가 들었어요. 35배 차이라 Gemini로 갔습니다.

채점 기준이 궁금하실 텐데, 항목별로 1~4점을 매기는 방식이었습니다. 연주곡은 음질, 구조 명확성, 악기 표현, 무드 일관성, BPM 정확도 이렇게 다섯 항목에 각 4점, 합쳐서 20점 만점입니다.

보컬 곡이면 여기에 발음 명료도·감정 표현이 붙고, 한국어 보컬은 언어 자연스러움까지 더해 28점 만점이 됐어요. 허밍은 또 따로 자연성·분위기·인간미·상업성을 봤고요.

각 항목의 4점은 "상업적으로 바로 써도 되는 수준", 1점은 "노이즈·이탈" 식으로 정의해뒀습니다.

곡들끼리 얼마나 다른지(다양성)는 사람 귀 말고 CLAP이라는 오디오 임베딩 모델로 유사도를 객관 수치로도 쟀어요. 6쌍 평균 0.79로 "다양" 판정이 나왔습니다(0.95 이상이면 거의 같은 곡).

생성 엔진도 갈아타며 돈을 아꼈습니다. Lyria는 연 $528 정도였는데 MiniMax 스타터 플랜은 연 $100, 곡당 $0.003 수준이라, 연 $428(81%)을 아꼈고 월 생성 한도는 5.5배가 됐어요.

아, 그리고 "API 키만 있으면 무료"라던 모델은 막상 호출하니 잔액 부족 에러(insufficient balance)를 뱉었습니다.

도구 선택엔 비용 말고 변수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. Suno는 품질이 제일 좋은데 웹에서만 돌아가서 대량 자동화가 안 됐어요.

매장 BGM은 곡을 수백 개씩 찍어내야 하는데 손으로 하나씩 뽑을 순 없으니, 결국 API 자동화가 되는 MiniMax가 답이었습니다. (Suno Enterprise API 베타는 따로 신청해뒀어요. 아마 안 될 가능성이 높아서 기대는 안 합니다.)

그래서 남은 것

LLM LoRA 때처럼, AI 점수는 안 믿게 됐습니다. (자꾸 AI 채점을 못 믿는 사례만 적게 되네요..ㅎㅎ)

적어도 귀로 듣는 음악은, Gemini가 만점을 줘도 사장님이 들어서 별로면 별로예요. 특히 허밍·앰비언트처럼 미세한 자연스러움이 중요한 건 AI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, AI 점수와 사장님 귀 평가가 2점 이상 벌어지면 무조건 사장님 귀를 따르기로 했습니다.

안 되는 건 안 붙잡기로 했고요. 허밍에 네 번을 태우고 나서야 배운 거지만, 한 번 포기하니 instrumental이라는 더 나은 길이 바로 보였으니까요.

여담으로, 카탈로그를 1,000곡쯤 쌓으면 월 몇 천 달러 규모가 된다는 계산도 해봤습니다.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을 잔뜩 깔고 두드린 시뮬레이션이라 실제 수익이라고 보긴 어려워요.

곡을 만드는 것과 그걸 파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더라고요.

지금도 음악 쪽은 계속 만지작거리는 중인데, 요즘은 작사를 구조 기반으로(섹션별 줄 수, 장르별 밀도) 더 정교하게 뽑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. 그건 좀 더 익으면 따로 적어볼게요.

작사가는 사장님네 7살 딸입니다. 바쁘신지 안 써주시네요..